“클레어몬트 실천신학 목회학 박사 과정을 마치며” "A Thank You Letter at the End of the D.Min Course"

D.Min 과정 최세헌 목사 (22년 5월 졸업 예정)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을 처음 방문한 건 2010년 겨울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베다니 교회 부목사로 사역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목회의 여정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주저함없이 곽주환 목사님과 함께 미국 서부 교회를 탐방했던 이야기를 합니다. 곽 목사님께서는 부목사들과 함께 여러 교회를 탐방하고, 여행하면서 목회와 삶에 대한 많은 도전을 주셨습니다. 일정이 끝나갈 즈음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을 방문하게 되었 는데, 목사님께서는 학교를 소개해 주시며 각자 기회가 허락된 다면, 훗날 이곳에서 학문함의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로부터 약 9년 후, 그 바람은 저에게 실제가 되었습니다. 현재 사역하고 있는 종교교회 최이우 담임목사님, 그리고 모든 성도들의 사랑과 배려로 저는 클레어몬트 실천신학 목회학 박사과정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공부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저는 주저함 없이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을 떠올렸습니다. 2010년 따듯했던 추억은 물론이며, 목회의 현장에서 만나 뵈었던 존경하는 많은 목사님이 모두 클레어몬트 동문이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새로운 도전에 대해 부푼 마음을 가지고 2019년 5월 LA 클레어몬트 캠퍼스에서 첫 학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설렘도 잠시, 학기를 시작하는 첫날 저는 아쉽게도 가족의 건강 문제로 귀국 길에 올라야만 했습니다. 갑작스레 공항으로 떠나는 아침, 김남중 교수님과 동료 목사님들은 자기 일처럼 함께 아파해 주시며 저를 안아 주시고 기도해 주셨습니다.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은 저에게 학문함의 기쁨은 물론, 아픔과 갈등 상황 속에서 함께 치유를 위해 마음을 모으고, 변화를 향해 꿈꾸며 나아가는 도전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클레어몬트 실천신학 목회학 박사과정을 마치며, “갈등, 치유, 변화” 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선물로 받아 갑니다. 목회 여정 그리고 우리 인생에서 만나는 수많은 갈등 상황 속에서 목회자는 끊임없이 치유와 변화를 지향해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어떤 이해를 가지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 오롯이 인식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동안 깨닫고 발견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이 필요한 데, 그것을 가지고 있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클레어몬트 목회학 박사학위 과정은 저에게 새로운 렌즈(Lens)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저는 졸업을 위한 마지막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한 가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책을 읽을 때마다 눈에 초점이 잘 맞지 않는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둘째 아이의 안경을 맞추기 위해 안경원을 방문하게 되었고, 안경사분에게 이러한 불편함을 나누었습니다. 그러자 안경사분께서는 이는 노화에 따른 증상이라 안경을 하나 권해주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안경을 착용해보지 않았던 저는 이 안경을 통해 흐릿하게 보이던 글씨가 선명하게 보이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렌즈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클레어몬트 실천신학 박사학위 모든 과정, 특별히 ‘포스트 콜로니얼리즘 (Postcolonialism) 실천신학’은 저에게 바로 이런 렌즈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하고 간과하던 영역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클레어몬트 실천신학 박사학위 과정은 저에게 삶은 끊임없는 상호의존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독립성을 요구 받으며 살아가지만, 무엇보다 나의 취약성을 인정하고 드러냄으로 서로 연대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향해 걸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 모든 과정을 통해 경험하고 깨달은 것을 기반으로 앞으로의 목회 현장에서 끊임없는 도전과 실천으로 나아갈 것을 다짐해 봅니다. 이 귀한 도전과 배움의 과정에 더 많은 목회자가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인생에서 좋은 스승과 선배를 만나는 것만큼 값지고 행복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낌없는 사랑과 격려로 지도해주신 김혜란 교수님과 김남중 교수님을 만난 것은 저에게 너무나 큰 기쁨이자 행복입니다. 또한 매 학기 최선을 다해 자신이 가진 것을 쏟아부어 주셨던 이경민, 권진숙, 강남순, 김정희, Frank Rogers, Jr. (프랭크 로저스) 교수님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렌즈를 가지고 목회의 다음 발걸음을 내딛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클레어몬트 선배로 다리가 되어 지금의 저를 있게 해 주신 곽주환 목사님, 김완중 목사님, 그리고 종교(宗橋) 가족 전병식 목사님, 박동식 목사님, 이선진 목사님, 이상수 목사님께 특별히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 기록할 수 없어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지만, 모든 클레어몬트 동문 선배님들께도 존경을 담아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